아라시야마의 론도 아라시야마는 교토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일 순위로 고려하는 유명한 관광지다. 교토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가 온 지역에 짙게 깔렸다. 벚꽃이 흐드러진 봄이나 울긋불긋한 단풍이 만발하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곤 하나, 가끔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에도 먼 곳에서 굳이 발걸음을 한 이방인들로 거리는 북적였다. 타국의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겨우 휴가를 맞춘...
아카켄 합작 참여글 http://llllimitlll.wixsite.com/akakencollabo 도련님 하나. 오후 3시 14분. 아카아시가 곁채 부엌에서 트레이를 끌고 나오는 시각이다. 저택은 나무로 만든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한층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오래된 나무 상자 안에 트레이를 끌고 들어가면, 역시나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났다. ...
0720 갈취 오이카와의 생일은 그럭저럭 즐거운 날이다. 배구부 애들과 도모해서 깜짝파티로 오이카와를 골탕 먹일 수도 있고, 헤실거리는 멍청한 얼굴도 꽤 봐줄 만 하니 말이다. 다만 7월 20일 등굣길 위에서 눈을 반짝이는 오이카와 토오루는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생일인 폭군의 첫 갈취 피해자는 언제나 나로 정해져 있었다. 언젠가 생일이 끝날 무렵에 맞춰 ...
오이카와는 정직했다. 화장실 문을 조급하게 열고 같은 모양새로 닫았다. 이와이즈미는 그걸 보며 왜 화장실 문에는 잠금장치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오이카와가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온다. 분명 이런 용도는 아닐텐데.마주잡았던 손은 자연스럽게 몸을 감싸곤 까슬한 뒤통수를 어루만진다. 그리곤 내려가 방금까지 뜨겁게 달궈졌던 뒷목을 쓰다듬어 열을 지핀다. 조금 ...
몸이 무겁다. 온몸이 만장일치 한 듯 구석구석 아리니 느릿느릿 굴러가던 머리조차 저렸다. 새끼발가락 한마디도 꼼짝하지 못하겠다. 무거운 눈꺼풀은 밤새 꽉 아물렸는지 들어 올리려고 한참을 애써야 했다. 일어나 가장 처음 본 것이 저리도 강렬하게 생긴 눈알 두 개인 일상에 이와이즈미는 용케 적응했다. 매너를 한 톨도 알지 못하고 코앞에 다가온 시퍼런 두 눈을 ...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 예고편을 보고 쓴 글입니다. 소재만 따왔기 때문에 영화와 상이한 설정이 많습니다. 사망 소재가 옅게 있으며 취향을 탈 수 있습니다. 읽으면 기분이 흐려질 것 같아요. 이와이즈미 하지메 구하기 날이 더워지면 아무리 엄격한 체육부라도 흐트러지기 마련이었다. 체육관 입구에 우수수 나뒹구는 운동화를 굳이 나무라는 한가한 사람은 없었다....
짝사랑 트친오락관 one-sided.tistory.com/category 짝사랑은 추하고도 볼품없다. 질척한 감정에 젖어 떨어지는 주제에 꽃으로 피어난 게 꼭 그렇다. 변기 물 위에 동동 피어오른 알록달록한 꽃송이가 한 아름이다. 이와이즈미는 고인 침을 두어 번 내뱉곤 망설이지 않고 물을 내렸다. 축축하게 물을 먹은 꽃들이 회오리 모양으로 빙글빙글 쓸려 내...
장을 보는 건 평범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특권이다. 두부를 사자며 잰걸음으로 뛰쳐나가는 오이카와 뒤로 이와이즈미가 빠릿빠릿하게 카트를 몰며 뒤를 따랐다. 안 그래도 커다란 놈이 들뜨니 아주 시야가 다 시끄럽다. "이와쨩, 이와쨩. 부침용 사야 해, 찌개용 사야 해?" "부침용." "아~" 낯간지럽게 뭐하는 짓이야. 발걸음을 뗀 지 얼마나 지났다고, 가판대의 ...
"우린 우승해야 해." 그 말이 거센 물줄기처럼 모든 것을 쓸어내렸다. 떠밀려 내려가는 난잡한 흐름 속에서 이와이즈미는 여느 때와 달리 헛손질을 했다. 이번만은 건져낼 오이카와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이즈미는 그가 머뭇거리며 돌려 말하기를 기다렸다. 헛된 강요였다. 둘 모두가 결말을 알고 있었다. "……말해봐."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우승하지 않...
이와른 전력 '소나기'쩌렁쩌렁한 외침과 바닥을 때리는 스파이크의 타격음이 사라지자, 비로소 밑에 어둑하게 깔린 비 내음이 났다. 어슴푸레하던 시각에 낭랑하게 말을 읊던 리포터는 어김없이 틀렸다. 비 안 온다더니만. 소나기는 제법 길어서 짐을 싸고 집에 가는 발걸음이 시작될 때까지 이어졌다. 부칠에 비치한 우산을 삼 학년부터 챙기는 소리가 왁자지껄하다. 스타...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